위고비가 한국 병원에 풀리기 시작한 건 2024년 10월. 아직도 "이번 달 용량 들어왔나요"로 약국을 돌아다니는데, 해외 뉴스는 벌써 "위고비 다음"이 더 크게 들려요. 카그리세마, 레타트루타이드, 아미크레틴, 서보두타이드, 마리타이드 — 이름만 봐선 판이 어떻게 짜이는지 감이 잘 안 오죠.
다섯 후보가 왜 지금 동시에 시끄러운지는 2026년 4월 기준으로 한 번 정리할 가치가 있어요. 위고비가 평균 14.9%, 젭바운드(한국에선 마운자로)가 20.9% 감량 숫자를 남긴 순간부터 경쟁 기준선이 달라졌거든요. 새 약은 기본으로 그 위를 치고 나가야 한다는 뜻. 다섯 후보 중 어떤 이름이 실제로 한국 진료실까지 도달하는지, 그리고 지금 처방받을 수 있는 선택지는 어디까지인지 같이 봅니다.
지금 한국 병원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네 장
2026년 4월 기준, GLP-1 계열 비만약으로 한국 진료실이 실제로 내밀 수 있는 약은 많지 않아요.
위고비(semaglutide 2.4mg)는 2024년 10월 한국 출시. 주 1회 피하주사. STEP 1 임상 68주 평균 14.9% 감량. 비급여라 용량에 따라 월 21만–37만원 구간이에요.
삭센다(liraglutide)는 매일 주사라는 점이 제일 큰 부담. 56주 평균 약 8% 감량이라, 위고비가 들어온 뒤엔 선호도가 확연히 떨어졌죠.
마운자로(tirzepatide)는 2025년 8월 국내 출시됐지만 허가 적응증이 제2형 당뇨병이에요. 비만 적응증은 한국에서 아직 못 받았고, 미국에서 같은 성분이 젭바운드(Zepbound) 이름으로 팔리는 비만 브랜드는 국내 출시 자체가 없습니다. 진료실에서 오프라벨로 쓰는 경우는 있어도 공식 적응증이 아니라는 점은 먼저 짚고 시작해야 해요. SURMOUNT-1 임상에선 72주 평균 20.9% 감량.
경구 GLP-1 파운다요(orforglipron)는 2026년 4월 1일 FDA 승인. 한국 허가는 아직 미정이고, 미국에선 월 $149로 가격이 공개됐어요.
여기까지가 "이번 달 병원에서 실제로 꺼낼 수 있는 카드". 아래 다섯 후보는 전부 이 네 장 뒤에 줄 서 있는 이름입니다.
한국은 FDA 승인부터 실제 출시까지 위고비 기준 약 3년 4개월이 걸렸어요. 해외 신약 뉴스를 이번 분기 처방 계획처럼 읽으면 로드맵이 어긋납니다.
카그리세마 — 숫자가 tirzepatide를 실제로 넘는가
카그리세마(CagriSema)는 Novo Nordisk가 밀고 있는 조합약이에요. 장시간 지속 아밀린 아날로그 cagrilintide와 위고비 성분 semaglutide를 한 펜에 묶었어요. 주 1회 피하주사.
REDEFINE-1 3상은 성인 3,417명 규모 비만 임상. 2024년 12월 20일 Novo Nordisk가 톱라인을 공개했을 때 평균 체중 22.7% 감소 vs 위약 2.3%가 나왔어요. 숫자만 보면 위고비 위로 올라간 건 분명한데, 회사가 시장에 미리 흘렸던 "약 25%" 근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고 발표 다음 날 주가가 크게 빠졌습니다.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를 본 REDEFINE-2 결과는 2026년 3월 8일 공개. 68주 평균 15.7% 감량. 당뇨군에서 감량폭이 줄어드는 건 GLP-1 전반에서 나타나는 패턴이긴 한데, 이 숫자가 tirzepatide 계열 대비 임상 차별화로 이어질지가 이 약의 핵심 질문이에요.
심혈관 outcome을 보는 대규모 임상 REDEFINE-3는 진행 중, 2027년에 중간 데이터가 나올 전망. Novo Nordisk는 2026년 상반기 FDA 신청 가이던스를 유지 중이고, 승인 결정은 빨라야 2026년 말–2027년 초로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거예요. 카그리세마가 젭바운드 20.9%를 확실히 눌러야 "다음 세대" 타이틀이 붙는데, 22.7%는 눌렀다고 단언하기엔 간격이 애매해요. 진료실에서 "이게 젭바운드보다 진짜 낫냐"는 질문을 받을 때 의사가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레타트루타이드 — 30% 고지를 노리는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는 Eli Lilly가 개발 중인 삼중작용제예요. GLP-1, GIP, 글루카곤 세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합니다. 주 1회 피하주사.
업계 분위기를 바꾼 건 2023년 NEJM에 실린 2상(TRIUMPH) 결과였어요. 48주 시점 12mg 용량에서 평균 24.2% 감량. 2상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48주 숫자가 젭바운드 72주 숫자(20.9%)를 앞질렀다는 의미가 큽니다. 시간이 더 짧은데 더 많이 빠졌다는 얘기니까요.
3상 프로그램은 TRIUMPH-1부터 TRIUMPH-5까지 비만·제2형 당뇨병·폐쇄성 수면무호흡증·무릎 관절염·심혈관 outcome으로 확장돼 있어요. 비만 성인 대상 TRIUMPH-1 톱라인 가이던스는 2026년 말. 2024년 발표된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2상에서도 24주 시점 해소율이 위약 대비 8.7%p 우위였고요.
FDA 제출 시점은 2026–2027년, 승인은 빨라야 2027년. 글루카곤 축이 같이 들어가 있어 간 지방·지방간 지표까지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 tirzepatide 계열과 다른 스토리를 만듭니다.
상용화되는 비만약 중 처음으로 평균 30% 감량 고지를 넘길 후보라는 말이 레타트루타이드에 붙어 있어요. 넘으면 판이 한 번 더 바뀝니다.
아미크레틴 — 알약과 주사를 동시에 만드는 특이 전략
아미크레틴(amycretin)은 Novo Nordisk의 또 다른 후보인데 구조가 독특해요. GLP-1과 아밀린을 한 분자에 담은 단일 이중작용제입니다. 주사제와 경구제를 나란히 개발 중이라는 점이 더 특이하고요.
경구 1상 결과가 2024년에 나왔어요. 50mg 용량, 12주 평균 13.1% 감량. 3개월 만에 위고비 68주 평균에 근접한 숫자라 시장 반응이 꽤 컸습니다. 피하 1b상은 2025년 발표 — 36주 최고 용량에서 22.0% 감량.
2상 결과는 2026년 중 발표 예정이고, 2026년 4월 기준 3상은 아직 시작 전이에요. 승인은 빨라야 2028년. 경구 제형이 순조롭게 간다면 파운다요·경구 위고비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그림이 만들어져요.
경구 제형이 한국에서 왜 중요한가. 주사 거부감이 미국보다 커서 매주 배에 바늘을 꽂는 루틴을 1년 이상 유지하는 게 무거운 부담이거든요. 알약 형태 GLP-1이 늘어난다는 건 한국 시장 특성과 잘 맞는 흐름입니다.
서보두타이드 — 간 건강 카드를 함께 들고 나온다
서보두타이드(survodutide)는 Boehringer Ingelheim이 Zealand Pharma와 함께 개발 중인 GLP-1 + 글루카곤 이중작용제예요. 주 1회 피하주사.
2상 비만 임상에서 46주 최고 용량 평균 18.7% 감량이 2024년 보고됐어요. 숫자만 놓고 보면 위고비(14.9%)와 젭바운드(20.9%) 사이에 앉아 있는 포지션. 3상 SYNCHRONIZE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에요.
이 약의 진짜 차별점은 비만 숫자가 아니라 MASH 적응증입니다. 2상에서 최고 용량군 환자 83%가 조직학적 개선을 보였고, 2024년 FDA는 MASH에서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줬어요. 위고비와 젭바운드가 내놓을 수 없는 패를 한 장 쥔 셈이에요.
비만 FDA 신청 2026–2027, MASH 승인 2027년 이후 전망. 한국에선 지방간이 건강검진에서 워낙 흔하게 걸리는 소견이라, "체중도 빠지고 간 수치도 좋아진다"는 스토리가 맞아떨어지면 처방 현장 체감이 꽤 달라질 여지가 있어요.
마리타이드 — 월 1회라는 단 하나의 차별점
마리타이드(MariTide, 성분명 maridebart cafraglutide)는 Amgen이 밀고 있는 특이한 후보예요. GIP 수용체 길항제와 GLP-1 작용제를 펩타이드-항체 접합 구조로 묶어서, 월 1회 피하주사를 목표로 해요. 주 1회가 기본인 판에서 네 번 칠 걸 한 번으로 묶어버리겠다는 발상.
2024년 11월에 공개된 2상 52주 톱라인을 보면, 최고 용량군에서 평균 최대 20.0% 감량이 나왔어요. 더 흥미로운 건 그 옆에 붙은 단서. 52주차에도 체중이 여전히 하락 중이었거든요. 즉 plateau(감량 정체)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신호였습니다.
3상 MARITIME 프로그램은 2026년 초 등록이 시작됐고, 승인은 빨라야 2028년.
마리타이드의 포지션은 단순해요. 감량 숫자 자체는 젭바운드와 비슷한 구간인데 투여 빈도에서 간격을 벌려요. 한국처럼 "매주 같은 요일, 같은 강도로 약을 구할 수 있는가"가 실제 순응도를 좌우하는 시장에선 이 차별점이 임상 숫자만큼 체감으로 와닿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섯 약물을 한 장으로
각 후보의 핵심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훨씬 선명해져요.
| 약물 | 작용 기전 | 투여 | 최고 기록 감량 | 주요 임상 | FDA 결정 예상 |
|---|---|---|---|---|---|
| 카그리세마 | GLP-1 + 아밀린 | 주 1회 피하 | 22.7% (68주) | REDEFINE-1 | 2026년 말–2027년 초 |
| 레타트루타이드 | GLP-1 + GIP + 글루카곤 | 주 1회 피하 | 24.2% (48주, 2상) | TRIUMPH-1–5 | 빨라야 2027년 |
| 아미크레틴 (피하) | GLP-1 + 아밀린 단일 분자 | 주 1회 피하 | 22.0% (36주, 1b) | 2상 진행 중 | 빨라야 2028년 |
| 아미크레틴 (경구) | GLP-1 + 아밀린 단일 분자 | 매일 경구 | 13.1% (12주, 1상) | 2상 진행 중 | 빨라야 2028년 |
| 서보두타이드 | GLP-1 + 글루카곤 | 주 1회 피하 | 18.7% (46주, 2상) | SYNCHRONIZE | 2026–2027 신청 |
| 마리타이드 | GIP 길항 + GLP-1 작용 | 월 1회 피하 | 20.0% (52주, 2상) | MARITIME 3상 등록 | 빨라야 2028년 |
숫자만 늘어놓으면 레타트루타이드가 가장 높아 보이지만, 48주 2상 vs 52–72주 3상이라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해요. 최고 용량에서의 평균 수치라, 실제 진료실 평균은 이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각 시장 규제 상태까지 같이 봐야 한국 도입 감이 잡힌다
한국에선 "FDA 승인" 하나만 보면 감이 안 잡혀요. 위고비의 지연 이력을 참고하면 왜 그런지가 명확해집니다.
| 기준 | 위고비 (기준점) | 카그리세마 | 레타트루타이드 | 서보두타이드 | 마리타이드 |
|---|---|---|---|---|---|
| FDA 승인 | 2021년 6월 | 2026년 말–2027년 초 예상 | 2027년 이후 예상 | 2027년 이후 예상 | 2028년 이후 예상 |
| 한국 MFDS 허가 | 2023년 4월 | 빨라야 2028년 | 빨라야 2028–2029년 | 빨라야 2028–2029년 | 빨라야 2029년 |
| 한국 실제 출시 | 2024년 10월 | 2029년 이후 전망 | 2029–2030년 전망 | 2029–2030년 전망 | 2030년 이후 전망 |
위고비조차 FDA 승인에서 한국 실제 출시까지 약 3년 4개월. 카그리세마가 FDA에서 2027년 초에 풀린다 해도, 한국 병원 진료실에서 실제 처방으로 만나는 시점은 2029년 이후가 현실적인 숫자예요.
이 시간차를 보면 "그럼 직구로 빨리 해결하면?"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붙는데, 2024년 10월부터 식약처와 관세청이 GLP-1 비만치료제 해외직구 반입 자체를 차단했어요. 미국 단속 뉴스가 커도 한국에서 먼저 봐야 할 건 따로 있다는 글에 배경과 차단 범위가 정리돼 있으니 같이 읽으면 판단이 더 선명해집니다.
그럼 다음 진료 때 의사에게 뭘 물어야 할까
신약 다섯 개 이름을 들고 가는 건 실익이 크지 않아요. 2026년 4월 기준, 한국에서 의미 있는 질문은 "다음 세대 약이 나올 때까지 지금 뭐로 어떻게 갈까"에 훨씬 가깝거든요.
- 제 BMI와 동반질환(고혈압·이상지질혈증·제2형 당뇨·지방간·수면무호흡)이면 지금 허가된 약 중 어떤 게 먼저 후보인가요?
- 위고비 2.4mg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로드맵은 어떻게 되고, 같은 용량을 매달 안정적으로 받을 공급은 괜찮은가요?
- 마운자로를 당뇨 적응증으로 쓰는 경우, 비만 적응증이 아닌 점이 진료 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나요?
- 2년 정도 유지한 뒤 카그리세마·레타트루타이드가 국내 들어오면 전환 시점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
- 제 직업과 생활 패턴상 주 1회·매일·월 1회 중 어느 쪽이 현실적으로 유지 가능한가요?
- 중단 뒤 요요 위험을 줄이려면 식이·운동·추적 빈도에서 무엇을 미리 세팅해둬야 할까요?
이 질문들이 신약 이름보다 먼저예요. 받는 답의 결이 달라집니다.
처방·구매 전 한국에서 확인할 포인트
한국에서 위고비·마운자로로 시작한 뒤 다음 세대 약을 기다리는 구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요. 그 사이 체감을 가르는 건 감량 숫자가 아니라 공급과 비용이에요.
| 확인 항목 | 왜 먼저 보나 |
|---|---|
| 용량별 월 실제 비용 | 비급여라 위고비 월 21만–37만원, 마운자로도 용량이 올라갈수록 금액이 붙어요. |
| 같은 용량 연속 수급 | 월마다 같은 강도를 끊기지 않고 이어 받느냐가 감량 곡선을 직접 움직여요. |
| 진료 주기 | 4주·8주·12주·16주 시점의 추적 계획이 있는지에 따라 부작용 대응이 달라져요. |
| 부작용 완화 프로토콜 | 구역·변비·설사로 중단하는 비율이 높아, 용량 조절 기준을 먼저 받아두는 편이 안전해요. |
| 중단 시나리오 | 신약 전환이나 임신 계획 등 중단 타이밍을 잡을 때 요요 가능성까지 같이 관리해야 해요. |
| 비공식 경로 차단 | 해외직구·DM 판매는 품질·보관·출처가 전부 불확실해요. |
더 세분한 비교가 필요하다면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한국 기준으로 정리한 비교,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타이드의 글로벌 비교, 지금 한국 병원에서 먼저 나오는 비만치료제 이름들이 도움이 돼요.
그래서 한국에선 지금 뭘 해야 하나
신약 다섯 개가 줄 서 있는 건 2026년 4월 기준으로 분명한 사실. 다만 가장 빨리 한국에 올 수 있는 카그리세마조차 3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구간이고, 레타트루타이드·마리타이드는 더 멀어요.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신약 다섯 개 이름을 외우는 일이 아니에요. 내 조건에서 위고비 0.25에서 2.4까지 안전하게 올리는 로드맵, 마운자로를 당뇨 적응증으로 쓸 때의 명확화, 비급여 월 20만–40만원 구간의 장기 유지 계획, 그리고 2029년 이후 신약으로 전환할 때의 시점 판단 — 이 네 가지가 훨씬 실질적이에요.
위고비·젭바운드 시대는 5년쯤 이어질 가능성이 커요. 그 안에서 내 몸이 안정적으로 감량·유지 구간에 들어가는 게 가장 먼저이고, 다음 세대 약은 들어오는 순서대로 진료실에서 판단하면 돼요. 해외 기사 한 줄보다 담당 의사·약사와 다음 4주, 다음 12주를 어떻게 이어갈지 얘기하는 편이 이 구간엔 훨씬 단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