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둘 한 분이 회사 점심시간을 쪼개 위·대장 내시경을 예약했어요. 검진 일주일 전 사전 문진에 위고비 0.5mg 주 1회를 맞고 있다고 적었더니, 다음 날 검진센터에서 전화가 걸려 왔어요. "주사 마지막 맞은 날이 언제예요? 일정 다시 잡으셔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엔 황당했대요. 평소처럼 전날 밤부터 금식까지 했는데 왜 또 미루냐고요. 그런데 이거, 정작 처방받을 땐 약사도 따로 안 짚어줘요.
이런 통화, 2024년부터 한국 검진센터·내시경실에서 부쩍 늘었어요. 위고비(Wegovy)가 2024년에 한국에 정식 출시됐고, 마운자로(Mounjaro)도 2025년 8월에 들어왔거든요. 내분비내과랑 가정의학과에서 처방받는 사람이 한 해 사이에 확 불었죠.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미국마취과학회(ASA), 유럽마취중환자의학회(ESAIC), 대한마취통증의학회(KSA)가 약속이라도 한 듯 권고를 내놨어요. 한 줄로 추리면 이거예요. GLP-1 계열은 시술 전에 일정 기간 끊고 와야 한다.
막상 끊으려고 보면 두 군데서 막혀요. 며칠을 끊느냐, 그리고 내 시술이 거기에 해당되느냐. 게다가 한국은 비급여 처방에 오프라벨, 해외직구 차단까지 변수가 얽혀 있어서, 해외 가이드를 그대로 베껴 읽으면 어긋나는 데가 생겨요. 2023년 ASA 1차 합의문부터 2024년 10월 다학제 합의, KSA·대한비만학회 2024년 권고까지, 한국 상황에 앉혀서 풀어볼게요.
왜 며칠을 끊어야 하나 — 위가 비워지는 데 시간이 걸려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위장 배출 속도를 늦춰요. 위가 음식을 천천히 내려보내는 거죠. 이게 식욕이 줄고 살이 빠지는 원리의 한 축이에요. 효과가 가장 진하게 도는 시점이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2.4mg,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15mg 피크예요. 이때는 위장 배출이 약 70% 느려진다는 임상 데이터가 있어요. 밥 먹고 한참 지나도 "아직 배부른데" 하는 그 느낌, 위가 아직 안 비워진 거예요.
평소엔 그게 장점이죠. 문제는 마취나 진정이 들어갈 때예요. 전신마취나 깊은 진정으로 의식이 꺾이면 식도 괄약근의 보호 반사도 같이 풀려요. 그 상태에서 위에 음식이 남아 있으면, 거꾸로 올라와 기도로 흘러 들어가요. 이게 흡인성 폐렴(aspiration pneumonitis)이에요. 마취과가 가장 마주치기 싫어하는 합병증이고요.
2022년쯤부터 GLP-1 사용자의 흡인 사례 보고가 학술지에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어요. 그 흐름의 굵직한 근거가 2024년 《Gastroenterology》에 실린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예요. 내시경 후 흡인성 폐렴 발생률이 GLP-1 사용군은 약 0.83%, 비사용군은 약 0.63%였어요. 위험비(hazard ratio)로 보면 약 1.33(95% CI 1.02–1.74)이고, 프로포폴 진정 그룹에서는 더 벌어졌어요. 관찰연구라 인과로 못 박긴 어렵지만, 여러 연구에서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어요. 그래서 권고도 빠르게 굳었어요. 2023년 6월 ASA 첫 합의문이 출발점이었고, 2024년과 2025년을 지나며 소화기학회·내시경학회·비만대사외과학회까지 묶인 다학제 가이드로 넓어지고 다듬어졌어요.
2024년 10월 ASA·AGA·ASMBS·IFSO·SAGES 다학제 공동 성명은, 권장 휴약 기간에 못 미치더라도 위초음파로 위 내용물이 허용 범위이고 증상이 없으면 시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유연한 판단 여지를 담았어요. 다만 임상 현장의 기본은 여전히 1주 휴약이에요.
약 종류별로 며칠 끊고 가야 할까
분자별 반감기와 다학제 합의에 따라 휴약 창이 달라요. 본인 약을 찾아서 마지막 투여일과 시술일 사이 간격을 계산해두면 돼요.
| 약 (성분 / 한국 브랜드) | 투약 빈도 | 마지막 투여–시술 간격 | 비고 |
|---|---|---|---|
|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위고비, 오젬픽) | 주 1회 | 7일 이상 | 반감기 약 7일 |
| 티르제파타이드 주 1회 (마운자로, 미국 젭바운드) | 주 1회 | 7일 이상 | 반감기 약 5일 |
| 둘라글루타이드 주 1회 (트루리시티) | 주 1회 | 7일 이상 | 반감기 약 5일 |
| 엑세나타이드 서방형 주 1회 (바이듀리언) | 주 1회 | 7일 이상 | 한국 처방 적음 |
| 리라글루타이드 매일 (삭센다, 빅토자) | 1일 1회 | 시술 당일 1회 거름 | 반감기 약 13시간 |
|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리벨서스) | 1일 1회 | 시술 당일 아침 거름 | 1정 누락 |
| 오르포르글리프론 (미국 파운다요) | 1일 1회 | 시술 당일 아침 거름 | 한국 미허가 |
규칙은 의외로 간단해요. 주 1회 제제는 한 번을 통째로 거르고, 매일 제제는 시술 당일 한 회만 거르면 돼요. 여기에 미국마취과학회 표준 금식 가이드가 그대로 얹혀요. 맑은 액체는 2시간 전, 가벼운 식사는 6시간 전, 기름진 식사는 8시간 전에 멈추는 게 기준선이에요. 마취과에 따라 고형식 금식을 더 길게 잡기도 하고요. 유도 직전에 위 초음파로 위가 비었는지 직접 보는 곳도 점점 늘고 있어요.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지점 하나. 위고비 2.4mg 유지 용량을 목요일 저녁에 맞고, 그다음 주 목요일 오전에 검진이 잡혔다고 해볼게요. 얼핏 딱 일주일 같지만, 시간으로 따지면 168시간이 안 돼요. 7일이 한 끗 모자라는 거죠. 검진센터에 따라 "한 주 더 미뤄주세요" 하기도 하고, "최소 7일은 채우셔야 해요"라며 다음 날로 옮기기도 해요. 제일 깔끔한 건 주사 요일을 시술 8–9일 전쯤으로 당겨두는 거예요. 시술 끝나고 몸이 회복되면 원래 요일로 돌아오면 되고요. 이 한 끗 때문에 검진 통째로 미루는 거, 겪어보면 꽤 허탈하거든요.
어떤 시술이 해당되나
"수술"이라고 하면 큰 거만 떠올리기 쉬운데, 진정이나 전신마취가 들어가는 시술은 다 대상이에요. 한국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만 추려봤어요.
- 위·대장 내시경(수면 내시경) — 프로포폴 또는 미다졸람 진정. 가장 흔한 사례예요. 회사 건강검진 패키지에 끼어 있는 그 검진이 맞아요.
- 치과 진정 시술 — 사랑니 발치, 임플란트 다발 식립, 소아 치과 전신마취. 의식하 진정도 포함이에요.
- 무통 분만의 척추 마취 — 정확히는 척추 마취 자체보단 진통 중 응급 제왕절개로 전환될 가능성을 고려해 산과·마취과 협의가 필요해요.
- 체외수정(IVF) 난자 채취 — 의식하 진정 또는 짧은 전신마취가 들어가요.
- 미용 시술 중 깊은 진정이 들어가는 것 — 지방 흡입, 윤곽 수술, 가슴·코 성형, 몇몇 모발 이식 클리닉.
- 비만대사 수술 — 위소매절제술·루와이 우회술. 전신마취 + 위장관 직접 조작이라 GLP-1 휴약이 더 까다로워요.
- 일반 외과 수술 전반 — 담낭절제, 충수절제, 정형외과 수술, 산부인과 수술 등.
반대로 굳이 약을 끊을 필요가 없는 쪽도 있어요. 국소마취만 들어가는 피부과 점 제거, 단순 발치, 백내장 수술처럼 표면 마취로 끝나는 시술이에요. 다만 "불안이 심해서 진정 추가"처럼 변수가 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그러니 사전 문진엔 GLP-1 쓰고 있다는 걸 꼭 적어두세요.
응급 수술이라면 약을 끊지 못한 상태로 들어가게 돼요. 마취과가 위 잔여물을 가정하고 안전 옵션을 골라서 가요. 신속순차유도(rapid sequence induction), 위 초음파, 크리코이드 압박이 대표적이에요. 검진 일정처럼 미룰 수 있는 게 아니라면, GLP-1 사용 사실만 분명히 알려도 돼요.
한국 시장에서 어떤 약이 어떻게 처방되고 있나
미국·EU·일본·중국에서 같은 분자가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한국은 그 사이 어디쯤인지를 같이 놓고 보면 내 약의 좌표가 잡혀요. 시술 전 안내도 시장마다 결이 조금씩 달라요.
| 분자 / 시장 | 한국 (식약처) | 미국 (FDA) | 일본 (PMDA) | 중국 (NMPA) | 미국 외 비고 |
|---|---|---|---|---|---|
|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 오젬픽(당뇨), 위고비(비만, 2024년 출시) | Ozempic, Wegovy | オゼンピック, ウゴービ(2024 승인) | 诺和泰(당뇨), 诺和盈(비만, 2024-06) | 같은 분자, 브랜드만 시장별 |
| 티르제파타이드 주 1회 | 마운자로(당뇨 2023-06, 비만 2024-07; 2025-08 출시) | Mounjaro(당뇨), Zepbound(비만, OSA 2024-12) | マンジャロ(당뇨), ゼップバウンド(비만, 2024-12 승인) | 穆峰达(당뇨 2024-05, 비만 2024-07 NMPA) | 한국·일본·중국 모두 비만 승인, 일본은 별도 브랜드 |
| 리라글루타이드 매일 | 삭센다(비만), 빅토자(당뇨) — 제네릭 한국 허가 임박 | Saxenda, Victoza, 제네릭 다수 | ビクトーザ(당뇨); サクセンダ는 일본 미승인(개인수입) | 利拉鲁肽 제네릭 | 매일 주사라 휴약 24시간 |
| 둘라글루타이드 주 1회 | 트루리시티 | Trulicity | トルリシティ | 度易达 | 당뇨 적응증 |
|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 리벨서스 | Rybelsus | リベルサス | 诺和忻 | 1정 거르기 |
| 오르포르글리프론 경구 | 미허가 | Foundayo(2026-04-01 FDA 승인) | 未承認 | 未批准 | 한국 도입 전 |
이 표를 한국 기준으로 다시 읽어볼게요. 마운자로는 한국에서 당뇨(2023년 6월)와 비만(2024년 7월) 적응증 모두 식약처 승인을 받았어요. 다만 미국처럼 Zepbound라는 비만 전용 브랜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마운자로 한 이름으로 처방돼요. 비만 적응증은 비급여라 건강보험도 실손도 안 되고요. 그래서 한국에선 "Zepbound 끊었어요"라는 말이 결국 마운자로를 끊었다는 뜻이 돼요.
하나 더. 파운다요(Foundayo, 오르포르글리프론)는 2026년 4월 1일 FDA 승인을 받은 따끈한 경구제예요. 한국엔 아직 안 들어왔어요. 해외 출장길에 처방받아 온 분이 더러 있다고는 하는데, 2024년 10월부터 식약처가 GLP-1 계열 해외직구를 전면 차단했어요. 결국 합법으로 손에 넣는 길은 국내 처방 하나뿐이에요.
한국 진료 현실에서 어떻게 펼쳐지나
진료실 장면을 그려볼게요. 비급여 GLP-1을 쓰는 분 대부분은 가정의학과 비만 클리닉이나 내분비내과에서 처방받아요. 4주 단위로 펜을 받고, 약사가 "다음 펜은 X일에 받으러 오세요"라고 일정을 잡아주는 게 일반적이에요. 근처에 검진센터·산부인과·치과가 같이 있는 빌딩에서 모든 일정이 돌아가요.
여기에 검진이 끼면 일정이 부딪혀요. 위고비 0.5mg 단계인 분이 회사 검진 패키지로 위·대장 내시경을 잡았는데, 마지막 주사가 검진 4일 전이라고 해볼게요. 7일에서 사흘이 모자라죠. 이럴 때 약사한테 "다음 펜 한 주 늦춰 받아도 될까요?"라고 물어도 돼요. 대개는 "그럼요, 검진 끝나고 다음 주에 오세요"라고 답해줘요. 비급여라 4주를 칼같이 맞춰 받지 않아도 행정 페널티가 없거든요. 한국에선 이게 오히려 숨통이 트이는 부분이에요.
다만 마운자로를 비만 적응증 비급여로 처방받는 분은 약사·의사와 한 번 더 말을 맞춰두는 게 좋아요. 비만 목적으로 쓰고 있다는 점과 시술 일정을 같이 묶어서 의사한테 직접 확인하는 쪽이 안전하거든요.
점심시간 쪼개서 위·대장 내시경 받는 풍경, 이것도 한국에선 흔하죠. 그런데 진정에서 깨도 회복실에 두 시간쯤은 누워 있어야 하고, 그날 오후 업무는 사실상 접어야 해요. 그래서 반차나 연차를 미리 잡아두는 게 현실적이에요. 마운자로·위고비 쓰는 분이라면 그 반차 옆에 그 주엔 주사 일정도 같이 흔들린다는 메모를 캘린더에 하나 더 붙여두세요. 회복하는 동안 메스꺼움이 평소보다 길게 가는 경우도 있고요. 저도 검진했던 그 한 주는 다음 주 일정까지 통째로 밀렸던 기억이 있어요.
회식이 잦은 직장인이라면 시술 당일은 회식이 들어와도 가지 않는 게 좋아요. 마취·진정 후 24시간 안에는 음주를 피하라는 게 검진센터·외래수술실 표준 안내고요. GLP-1까지 끼면 메스꺼움 회복이 더 천천히 와요.
약 끊는 일정, 약사·검진센터에 물어볼 것
처방·구매 시점에 같이 챙기면 좋은 항목이에요. 비급여 처방은 4주 단위가 일반적이라, 시술 일정이 그 사이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한 사이클을 어떻게 옮길지 정리해야 해요.
- 다음 펜을 받기로 한 날짜와 시술 예정일 사이가 며칠인지. 위고비·마운자로·트루리시티·바이듀리언 같은 주 1회 제제는 시술일에서 7일 더 거슬러 올라간 날짜에 마지막 투여가 끝나 있어야 해요.
- 약을 한 주 미루고 받아도 보관·유효기간에 문제가 없는지. 위고비 펜은 개봉 후 실온 6주, 오젬픽 펜은 8주가 한도예요. 이 숫자가 시술 후 재개 일정에 영향을 줘요.
- 삭센다·리벨서스 같은 매일 제제는 시술 전날 마지막 1회까지 평소대로 맞고, 시술 당일 아침 1회만 거르면 돼요. 약사한테 "내일 아침 한 번만 빼면 되죠?" 한 번 더 확인해두면 깔끔해요.
- 검진센터·수술실 사전 문진에 GLP-1 약명을 정확히 적었는지. "다이어트 주사" "비만 주사" 같은 통칭으로 적으면 마취과가 어떤 분자인지 못 짚어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 처럼 분자명까지 적는 게 안전해요.
- 마지막 투여일과 용량을 시술 전날까지 다시 한번 메모해 가는지.
- 시술 후 약을 언제 재개할지. 보통 일반식이 들어가고 메스꺼움이 가라앉은 뒤에 평소 용량으로 복귀해요. 단계 올린 직후라면 한 단계 낮춘 채로 다시 시작하는 분도 있어요.
비급여라 한 사이클쯤 미뤄도 행정상 걸릴 건 없어요. 문제는 펜의 유효기간이에요. 그 기간이 지나버리면 멀쩡해 보여도 그냥 못 쓰는 약이 돼요. 30만 원대 펜을 통째로 버리는 순간, 생각보다 속이 쓰려요. 그러니 일정 조정은 약을 받기 전에 결정하는 게 이득이에요. 한 번 버려본 분은 그다음부턴 절대 안 그러더라고요.
의사·마취과에 가져갈 질문 여섯 개
진료 시간이 짧다 보니, 막상 들어가면 묻고 싶던 게 머릿속에서 휘발돼요. 미리 적어 가면 빠뜨릴 일이 없죠. 마취과 사전 평가나 검진센터 문진 때 그대로 들고 가도 되는 목록이에요.
- 제 약(위고비·마운자로 등)이 주 1회인지 매일인지, 그리고 시술일 기준 며칠 전에 마지막 투여가 끝나야 하나요?
- 마지막 투여일과 시술일 사이가 7일이 안 되면 시술을 미뤄야 하나요, 아니면 위 초음파로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나요?
- 시술 전 표준 금식(2/6/8시간) 외에 GLP-1 사용자라서 추가로 늘려야 할 시간이 있나요?
- 시술 당일 다른 약(혈압약·당뇨약·항우울제)은 평소대로 복용해도 되나요?
- 시술 후 메스꺼움·구토가 심하면 어떤 시점부터 재투약을 보류해야 하나요? 단계를 한 칸 낮춰서 재개해야 하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요?
- 응급 수술로 전환되면 GLP-1 사용 사실을 어떻게 전달하면 되나요? 대기실에서 따로 알릴 사람이 있나요?
이 메모를 캡처해서 휴대폰에 띄워두는 게 제일 편해요. 외래 진료 7–10분 안에 이걸 다 짚으려면, 종이든 화면이든 보면서 묻는 게 안전하거든요. 저도 빈손으로 들어갔다가 진료실 문 나서는 순간 "아, 그거 못 물어봤다"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끊을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 — 당뇨 동반 케이스
여태 얘기한 권고는 "비만 목적으로 GLP-1만 단독으로 쓰는 분"을 전제로 한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게 제2형 당뇨로 GLP-1을 쓰면서 인슐린·메트포르민·설포닐유레아를 같이 쓰는 분이에요. 이 경우엔 GLP-1을 일주일 끊는 순간 혈당 조절이 흔들려요. 시술 전 며칠을 어떻게 끌고 갈지가 한층 까다로워지죠.
기둥이 되는 원칙은 두 가지예요. 첫째, 혈당 안정성과 흡인 위험 사이에서 줄을 어디 그을지는 마취과와 내분비내과가 같이 정해요. 사전 평가 외래에서 두 과 의견이 한자리에 모이게 일정을 잡으면 좋아요. 둘째, GLP-1을 못 끊는 상황이라도 마취과엔 흡인 위험을 낮추는 안전장치가 따로 있어요.
- 위 초음파로 시술 직전 위 잔여물 직접 확인 — 한국 대형 병원 마취과에선 이미 도입된 곳이 많아요. 위가 비어 있으면 그대로 진행하고, 잔여물이 보이면 시술을 연기하거나 신속순차유도로 바꿔요.
- 신속순차유도(RSI) — 마취제와 근이완제를 빠르게 같이 줘서 의식 소실과 기관 삽관 사이 시간을 최소화하는 기법이에요. 위 내용물이 거꾸로 올라올 창을 좁혀요.
- 크리코이드 압박 — 식도 입구를 외부에서 눌러 역류를 줄이는 보조 수기예요. RSI와 같이 가는 경우가 많아요.
- 고형식 금식 시간 연장 — 평소 8시간이면 충분한 사람도, GLP-1 중이라면 12–24시간을 권하는 마취과가 있어요.
응급 수술이면 어차피 위가 비워지길 기다릴 여유가 없으니, 위 초음파에 RSI를 더한 조합이 표준이 돼요. 그러니 "약을 못 끊어서 죄송하다"는 마음은 안 가져도 돼요. 마취과는 바로 그 시나리오를 대비해 훈련받은 사람들이거든요. 환자 쪽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한 가지는 따로 있어요. 시술 전 문진에 GLP-1 약명을 정확히 적는 것, 그거 하나예요.
인슐린·설포닐유레아 같은 약을 같이 쓰는 분은 시술 당일 저혈당 위험도 같이 평가해야 해요. 금식 + GLP-1 휴약 + 평소 인슐린 용량은 저혈당으로 가기 쉬운 조합이에요. 사전 평가 외래에서 시술 당일 인슐린·SU 용량을 어떻게 줄일지 미리 받아두세요.
핵심만 짚으면
위고비·마운자로 같은 GLP-1을 쓰면서 시술 일정을 잡는다면, 챙길 건 사실 두 가지로 줄어요. 내 약이 주 1회인지 매일인지 아는 것, 그리고 사전 문진에 분자명을 정확히 적는 것. 이 둘만 잡아주면 나머지 계산은 검진센터와 마취과가 알아서 맞춰줘요.
한국은 비급여 처방이라는 환경 덕에 약 일정 한 사이클쯤 뒤로 미루는 게 행정적으로 어렵지 않아요. 약사한테 "다음 펜 한 주 미뤄도 될까요?"라고 물어도 되는 분위기죠. 대신 펜 유효기간(위고비 6주, 오젬픽 8주)은 그동안에도 그대로 흘러가니, 결정은 빠를수록 이득이에요. 마운자로 비만 적응증처럼 보험 밖에서 쓰는 케이스라면, 의사한테 일정 조정 사실을 한 번 더 흘려두는 게 깔끔하고요.
시술 끝나고 약을 다시 시작할 땐 위장관이 충분히 회복됐는지 보고 평소 용량으로 돌아가요. 단계를 올린 지 얼마 안 된 분이라면 한 칸 낮춰 재개하기도 하는데, 그건 다음 외래에서 담당 선생님과 맞추면 돼요. 일주일 미룬다고 감량이 무너지진 않아요. 흡인 한 번이 한 주 휴약보다 비교도 안 되게 비싼 사건이거든요. 이 한 줄, 맨 처음 처방받던 날 누가 같이 일러줬으면 참 좋았을 텐데 싶어요.
※ 2026년 4월 시점 자료 기준이에요. 참조한 출처는 이래요.
- 한국 식약처 등재 정보 — 위고비·오젬픽·마운자로·삭센다·트루리시티·리벨서스
- 미국 FDA 처방 정보(USPI)
- ASA(미국마취과학회) 2023년 6월 1차 합의문, 2024년 10월 정제판
- ASA 2023년 6월 합의문 및 AGA·ASMBS·IFSO·SAGES 2024–2025년 다학제 가이드
- ESAIC·ESPEN 2024년 가이드
- JSA(일본마취과학회) 2024년 권고
- 대한마취통증의학회·대한비만학회 2024년 권고
- GLP-1 사용자 내시경 후 흡인성 폐렴 후향적 코호트, Gastroenterology (2024)
본인 용량·기저질환·병용약·시술 종류에 따라 휴약 기간이 달라질 수 있어요. 실제 시술 전 약 조정은 담당 의사 또는 마취과 사전 평가에서 확정해주세요. 국내 합법 처방 경로는 내분비내과·가정의학과·비만 클리닉을 통한 원외 처방으로 한정돼요.
참고가 될 만한 관련 글이에요.
- GLP-1 맞고 술 마시면 어떻게 될까 — 한 잔이 네 잔처럼 오는 이유
- GLP-1 자가주사, 처음 펜을 쥔 날부터 익숙해지기까지
- 마운자로 한국 가격, 2026년 기준 실제 월 비용
- 위고비 부작용 전체 가이드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의료 행위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글에서 다루는 GLP-1 약물은 모두 처방약이에요. 복용·투여의 시작·변경·중단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출처
이 글의 사실 주장은 아래 1차 출처에 대조해 검증했습니다.
- PubMed Central (NIH)pmc.ncbi.nlm.nih.gov/articles/PMC11666732
- gastrojournal.orggastrojournal.org/article/S0016-5085(24)00298-1/fulltext
- DailyMed (NIH)dailymed.nlm.nih.gov/dailymed/drugInfo.cfm?setid=8ac446c5-fe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