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로 빠진 체중, 그중 근육은 얼마나 될까
체중계는 4주 만에 −3.2kg을 찍었는데 계단 두 층에서 숨이 찹니다. 데드리프트는 20kg 내려갔고, 악력도 살짝 떨어졌어요. 위고비 1.0mg으로 올라오는 구간에서 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장면이에요.
빠진 게 지방만은 아닙니다. 근육도 같이 빠져요. 얼마나 빠지는지, 분자마다 다른지, 누가 더 위험한지가 2026년 4월에 와서야 데이터로 비교 가능해졌어요.
빠진 체중에서 근육 몫부터 계산해보면
STEP 1 임상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2.4mg, 그러니까 위고비를 68주 동안 1961명에게 쓴 연구예요. 평균 체중 변화는 −14.9% vs 위약 −2.4%. 2021년 NEJM에 실린 Wilding 논문이 원본이에요.
여기서 DXA 하위 연구가 따로 있어요. 지방량 −19.3%, 제지방량 −10.4%. Harvard Science Review가 2026년 2월 23일 "The GLP-1 Aftermath" 리뷰에서 다시 인용했는데, 빠진 체중의 약 40%가 제지방량이에요. 제지방량은 근육·뼈·체수분을 합한 값이지만 대부분은 골격근이라 봐도 크게 틀리진 않아요.
SURMOUNT-1은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15mg, 마운자로를 72주 쓴 연구예요. 2022년 NEJM의 Jastreboff 논문. 2539명, 평균 감량 −20.9%. 이쪽은 지방:제지방 비율이 약 3:1로 나왔어요. 빠진 체중의 25% 정도가 제지방량이에요.
같은 GLP-1 계열인데 분자마다 근육 보존 폭이 달라요. 위고비는 덜 빠지는 대신 근손실 비중이 높게 나오고, 마운자로는 더 많이 빠지는데도 근손실 비중은 낮게 나와요. 총량만 보면 놓치는 차이예요.
임상별 숫자를 한 줄에 두면
| 트라이얼 | 분자·용량 | 기간 | 평균 감량 | 근손실 비중 |
|---|---|---|---|---|
| STEP 1 | 세마 2.4mg | 68주 | −14.9% | 약 40% |
| STEP 5 | 세마 2.4mg | 104주 | −15.2% | 누적 증가 |
| SURMOUNT-1 | 티르제 15mg | 72주 | −20.9% | 약 25% |
| Retatrutide P2 | 트리플 작용제 | 48주 | −24.2% | 약 20–25% |
| CagriSema P3 | 세마+카그리 | 68주 | −22.7% | STEP 1과 유사 |
STEP 5는 2년 장기 데이터예요. 1년을 더 쓰면 체중은 유지되는데, 근력 훈련을 안 하는 군에서 근육량이 조용히 빠져요. 체중계 숫자는 멈춰 있는데 체성분 쪽에선 손실이 계속 쌓이는 구간이에요.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는 일라이릴리의 트리플 작용제예요. 2상 48주에서 −24.2%가 나왔고, 2026년 4월 기준 보고된 트라이얼 중 근손실 비중이 가장 낮은 편이에요. 카그리세마(CagriSema)는 노보의 차세대 후보로, REDEFINE-1 3상에서 68주 −22.7%를 찍었습니다.
세마와 티르제, 왜 근육이 다르게 빠지나
같은 주사인데 숫자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수용체 작동 방식이 달라서예요.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단일 작용제예요. 식욕 억제와 위 배출 지연은 강한데, 골격근 쪽으로 가는 동화 신호는 상대적으로 약해요. 그래서 지방과 근육이 비슷한 속도로 같이 줄어요.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 + GIP 이중 작용제. GIP가 지방세포의 인슐린 감수성을 끌어올리면서 같은 칼로리 결손에서도 지방이 먼저 동원돼요. SURMOUNT-1에서 지방:제지방 3:1이 나온 이유예요.
이중 작용제라고 모두에게 같은 결과가 나오진 않아요. BMI 35 이상이거나 65세 이상이면 마운자로를 써도 근손실 비중이 30% 근처까지 올라가는 사례가 보고돼요. 분자가 좋다는 건 평균 얘기고, 내 몸은 평균이 아닙니다.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한국은 어디까지 쓸 수 있나
| 분자 | 한국 브랜드 | 적응증 | 비급여 월 부담 |
|---|---|---|---|
| 세마글루타이드 2.4mg | 위고비 (2024 출시) | 비만 | 약 21–37만 원 |
| 세마글루타이드 (당뇨) | 오젬픽·리벨서스 | 제2형당뇨 | 급여 가능 |
| 티르제파타이드 | 마운자로 | 당뇨만 (비만은 오프라벨) | 처방처별 편차 큼 |
| 리라글루타이드 3.0mg | 삭센다 | 비만 | 약 25–35만 원 |
| 오르포글리프론 | 미출시 | — | — |
여기가 많이 헷갈리는 지점이에요. 미국은 티르제파타이드를 Zepbound(비만)와 Mounjaro(당뇨)로 쪼개서 팔지만, 한국은 마운자로 단일 브랜드예요. 2026년 4월 기준 식약처 허가 적응증은 제2형당뇨만이라, 체중 감량 목적 처방은 전부 의사 재량의 오프라벨이에요.
위고비는 2024년에 정식 출시돼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요. 공급이 한 번씩 흔들려서 약국에서 못 받고 돌아오는 날이 생기긴 해요.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파운다요)은 2026년 4월 1일 FDA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 식약처 허가는 이와 별개라 아직 미출시 상태예요.
누가 더 잘 빠지나 — 근육이
같은 약, 같은 용량에서도 근육이 더 잘 빠지는 프로필이 있어요.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패턴.
- 65세 이상: 기저 근감소증이 깔려 있는 경우가 흔해요.
- 여성 + 평소 저항성 운동 경험 적음: 출발 근육량이 적어서 같은 비율이 빠져도 기능 저하가 더 크게 와요.
- BMI 35 이상에서 급하게 감량: 총 감량 폭이 크니까 근손실 절대량도 커요.
- 하루 단백질 60g 미만: 합성 자극이 부족해요.
- 고용량 유지 + 저항성 운동 0: STEP 5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오는 조합이에요.
위고비 0.25부터 올려서 7kg 빠졌어요. 근데 PT 받다가 데드리프트 45kg 내렸거든요. 체중계 숫자는 성공인데 몸은 다른 얘기를 하는 거죠. 단백질 의식하고 챙기기 시작한 건 4개월차부터였어요.
카페에서 꽤 자주 올라오는 흐름이에요. 체중은 성공, 기능은 후퇴. Harvard Science Review의 2026년 2월 리뷰도 같은 지점을 짚어요. 60세 이상에서 악력과 6분 보행 거리가 같이 떨어진 사례가 누적되고 있다는 얘기예요.
2026년 근육 보존 프로토콜
ESPEN 2022, ISSN 2024, AND 2024 비만 영양 가이드를 종합하면 다섯 축이에요.
- 단백질: 체중 1kg당 1.2–1.6g/일. 한 끼 25–40g씩 세 끼로 분할.
- 저항성 운동: 주 2–3회, 주요 근육군 전부. 감량 기간 내내 유지.
- 유산소: 하루 9천–1만 보. 근손실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보호 요인이에요.
- 감량 속도: 월 1–2kg가 근육 보존에 유리. 더 빠르면 근손실 비중이 올라가요.
- 체성분 추적: DXA 또는 인바디로 3–4개월에 한 번. 체중계만 보면 놓쳐요.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 3–5g/일은 근력 훈련과 병행할 때 보조 효과가 있어요. 필수는 아닙니다.
체중 구간별로 단백질 목표를 한 번 깔아두면 식단 짤 때 편해요.
| 체중 | 1.2g/kg 기준 | 1.6g/kg 기준 | 한 끼 평균 |
|---|---|---|---|
| 55kg | 66g | 88g | 22–29g |
| 65kg | 78g | 104g | 26–35g |
| 75kg | 90g | 120g | 30–40g |
| 85kg | 102g | 136g | 34–45g |
| 95kg | 114g | 152g | 38–51g |
한식 상차림으로 단백질 100g 근처를 채우는 건 의식적으로 설계해야 가능해요. 밥·국·나물·김치만으론 50g도 빠듯해요. 닭가슴살, 두부, 계란, 그릭요거트, 단백질 셰이크 중 두세 가지를 매일 굴리는 쪽이 현실적이에요.
다음 진료 때 가져갈 질문
약을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 처방 안에서 근육을 어떻게 지킬지 같이 보자는 톤으로 가져가면 돼요.
- 지금 용량에서 저항성 운동은 주 몇 회가 적정일까요?
- 단백질 하루 100g 가까이 올려도 신장 수치는 괜찮을까요?
- 3–4개월마다 인바디나 DXA를 찍을 수 있는 곳이 근처에 있을까요?
- 같이 복용 중인 약 중에 근육에 영향 주는 성분이 있나요?
- 감량 속도가 빨라 보이면 한 단계에서 더 머무를 수 있나요?
- 유지 단계 진입 시 근육 보존 계획은 어떻게 잡아볼까요?
질문지를 미리 정리해서 가면 5분짜리 외래에서도 밀도가 달라져요.
처방 전에 정리할 것들
한국에서 GLP-1 비만 치료를 시작하려면 먼저 자기 위치부터 봐야 해요. 위고비 일반 처방 기준은 BMI 30 이상,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동반질환 1개 이상이에요.
진료과는 보통 세 갈래예요.
- 내분비내과: 당뇨를 같이 관리해야 하면 여기서 시작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요.
- 가정의학과: 비만 클리닉을 겸하는 곳이 많고, 처방 진입 장벽이 가장 낮아요.
- 비만 클리닉(피부과·산부인과 겸업 포함): 다이어트 패키지로 묶이는 경우가 있어서 가격 구조부터 확인하는 편이 나아요.
비용은 위고비 0.25mg에서 2.4mg까지 올라오는 동안 월 21–37만원이에요. 전액 비급여고, 실손도 비만 치료 목적이면 거의 안 나와요. 마운자로는 비만 적응증이 아니라서 처방처마다 가격 편차가 더 커요.
해외직구는 권하지 않아요. 식약처가 GLP-1 직구를 사실상 차단한 상태고, 무엇보다 이 약은 처방과 추적 관찰이 같이 가야 해요. 약만 받아두고 혼자 용량 올리다가 위장관 부작용이 겹치면 대응이 늦어져요.
한국 데이터로 읽을 때
STEP 1과 SURMOUNT-1 참가자 평균은 BMI 38 근처예요. 한국 환자 평균은 BMI 30대 초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절대 감량 폭도 미국 수치보다 작게 나오는 편이에요. 분자 근손실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조심스러운 대목이에요.
체성분 추적은 한국에선 비용 문턱이 좀 있어요. DXA는 비급여로 한 번에 5–10만 원, 헬스장 인바디는 무료지만 일관성이 떨어져요. 큰 병원에서 DXA를 3–4개월에 한 번 찍거나, PT 다니는 헬스장에서 같은 기계로 추세만이라도 잡는 절충이 현실적이에요.
위고비 4개월차에 단백질 챙기기 시작하니까 인바디 골격근량이 멈췄어요. 그전엔 체중 빠지는 만큼 골격근도 같이 내려왔거든요. 닭가슴살·두부·그릭요거트 세 축으로 돌리니까 식비도 생각보다 안 늘더라고요.
PT 접근성은 지역 편차가 큰 편이에요. 서울·수도권은 PT 1회 5–8만 원대가 흔한데, 지방은 운동 인프라 자체가 다른 변수예요. PT가 어려우면 유튜브 홈트로 주 2–3회 저항성 훈련만 붙잡아도 안 하는 쪽보단 훨씬 나아요.
중단하면 어떻게 되나
STEP 4는 위고비를 20주 런인으로 쓰고 중단한 군을 따라간 연구예요. 2021년 JAMA에 실린 Rubino 논문이고요. 결과는 분명해요. 중단 1년 안에 빠진 체중의 약 2/3가 돌아왔어요.
문제는 돌아오는 구성이에요. 지방은 빠르게 복귀하는데 근육은 그 속도를 못 따라가요. 단백질도 안 챙기고 저항성 운동도 멈춘 군은 1년 뒤 체중이 비슷한데 체성분은 더 나빠져 있어요. 같은 70kg이라도 근육 2kg가 지방 2kg로 바뀐 상태인 거죠.
그래서 유지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 중요해요. 약을 줄이거나 끊는 시기에 단백질·저항성 운동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근육 회복이 지방 회복을 비슷한 속도로 따라와요.
새 약이 근손실 문제를 풀 수 있을까
2026년 기준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비마그루맙(bimagrumab)이에요. 미오스타틴·액티빈 수용체를 차단해 근육량을 늘리는 항체 약이에요. 2024년 JAMA에 실린 Heymsfield의 2상 소규모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했을 때 근손실이 −79% 감소했어요. 같은 체중 감량 폭에서 근육은 더 지켜졌다는 얘기예요.
3상이 진행 중이라 한국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걸려요. 방향성은 뚜렷해요. GLP-1 단독이 아니라 근육 보존 계열과 병용하는 조합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레타트루타이드도 같은 맥락이에요. 트리플 작용제라 GIP뿐 아니라 글루카곤 수용체까지 작동시켜요. 글루카곤 신호가 에너지 소비를 끌어올려서 같은 칼로리 결손에서도 지방이 먼저 동원돼요. 근손실 비중이 낮게 나오는 구조적 이유예요.
2026년 4월 기준 한국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건 위고비, 마운자로, 삭센다 셋이에요. 새 약은 흐름만 알아두고, 지금 처방 안에서 단백질·운동·감량 속도부터 챙기는 쪽이 훨씬 실용적이에요.
근육 한 줌을 더 남기는 쪽으로
체중계 숫자가 잘 빠진다고 안심하지 말고, 악력·계단 오르기·평소 운동 무게 같은 기능 지표를 같이 봐주세요. 인바디 그래프에서 골격근량이 체중과 같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다음 진료 때 단백질이나 훈련 강도를 같이 의논해보면 돼요.
GLP-1은 효과가 분명한 약이에요. 빠지는 속도만 보면 1년 뒤 거울 속 모습이 생각과 다를 수 있어요. 근육은 빠질 땐 금방이고 복구엔 그 두세 배가 걸리거든요. 지금 한 줌 더 지켜두면 유지 단계에서 훨씬 수월해져요.
매주 1kg씩 빠지면 짜릿하긴 해요. 그 속도가 6개월 뒤에 어떤 몸으로 남는지가 중요한 변수고요. 분자는 의사가 고르지만, 단백질과 저항성 운동은 매일 본인이 결정하는 부분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