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가 더 빠진대." 요즘 비만 클리닉 대기실에서, 카페 후기 댓글에서 제일 많이 도는 말이에요. 위고비 맞고 있는 분들은 슬쩍 불안해지고,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은 "어차피 할 거면 더 센 걸로 가야 하나" 고민에 빠지죠.
그동안 이 질문은 어딘가 공허했어요. 위고비 임상은 위고비끼리, 마운자로 임상은 마운자로끼리 따로 돌렸으니까요. 설계도, 참가자도, 기간도 제각각인 두 결과를 옆에 놓고 "이게 더 크네" 하는 건 사실 반칙에 가까웠어요.
그러다 2025년, 두 약을 같은 시험 안에서 직접 비교한 연구가 나왔어요. 이름이 SURMOUNT-5예요. 이 결과가 정확히 뭘 말하는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뭘 말하지 않는지까지 같이 짚어볼게요.
왜 '직접비교'라는 말이 그렇게 무거운가
비교라는 단어, 평소엔 너무 쉽게 쓰잖아요. 그런데 임상시험에서 '비교'는 무게가 달라요.
따로 돌린 두 시험을 나란히 놓는 걸 '간접비교'라고 해요. 함정은 여기 있어요. A 시험 참가자가 B 시험 참가자보다 평균적으로 더 무거웠거나, 식단 관리가 더 빡빡했거나, 추적 기간이 달랐을 수 있거든요. 이런 차이가 결과에 섞여 들어가면 "어느 약이 센지"가 아니라 "어느 시험이 후하게 나왔는지"를 보고 있는 셈이 돼요.
같은 시험 안에서 사람들을 무작위로 두 약에 배정하면 이 잡음이 거의 사라져요. 나이도, 시작 체중도, 생활 습관도 두 그룹이 평균적으로 비슷해지거든요. 남는 차이는 결국 '약 자체의 차이'에 가까워지고요. 직접비교 무작위 시험, 그러니까 head-to-head RCT가 근거의 사다리에서 제일 위쪽에 있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위고비 vs 마운자로를 검색하면 그동안 나오던 비교 글들, 대부분 이 간접비교였어요. 위고비 STEP 임상의 숫자랑 마운자로 SURMOUNT 임상의 숫자를 표 하나에 나란히 붙여 놓은 거죠. 참고는 됐지만, 두 시험의 참가자가 애초에 다른 사람들이라 "이만큼 차이 난다"고 못 박기엔 근거가 약했어요. SURMOUNT-5가 화제가 된 건 바로 그 빈칸을 메웠기 때문이고요.
간접비교는 "각자 잘 봤다더라"고 전해 듣는 거예요. 직접비교는 둘을 같은 출발선에 세워 놓고 같은 결승선까지 달리게 한 거고요. 신뢰도가 다를 수밖에 없죠.
SURMOUNT-5는 어떻게 짜였을까
설계부터 보면 결과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요. 숫자가 좀 나오는데, 하나씩 천천히 갈게요.
| 항목 | 내용 |
|---|---|
| 비교 약물 |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계열) vs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
| 투여 용량 | 티르제파타이드 10mg 또는 15mg / 세마글루타이드 1.7mg 또는 2.4mg |
| 투여 방식 | 주 1회 피하주사 |
| 기간 | 72주 |
| 참가자 수 | 751명 |
여기서 눈여겨볼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두 약 모두 각자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올려서 비교했다는 점이에요. 위고비는 2.4mg, 마운자로는 15mg이 흔히 말하는 꼭대기 용량인데요. 한쪽만 저용량으로 묶어 놓고 비교한 게 아니라, 둘 다 제 실력을 다 낸 상태에서 정면으로 비교했다는 뜻이에요. 덕분에 "용량을 불리하게 줘서 진 거 아니야?" 같은 의심을 비껴갈 수 있어요.
72주면 1년 4개월쯤이에요. 다이어트 약 효과를 한두 달 보고 판단하기엔 너무 짧잖아요. 이 정도 기간을 끌고 갔다는 건 단기 반짝 효과가 아니라, 꽤 오래 썼을 때의 그림을 봤다는 의미예요.
평균으로는 티르제파타이드가 앞섰어요
제일 궁금한 숫자부터 볼게요.
72주 시점에 체중이 평균 얼마나 줄었느냐. 티르제파타이드 그룹은 −20.2%,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은 **−13.7%**였어요. 통계적으로도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차이였고요(P 값이 0.001 미만). 두 약의 격차는 6.5%포인트쯤이에요.
이 차이가 체감으로 어느 정도일까요. 시작 체중이 80kg이라고 치면, 20.2%는 대략 16kg 안팎, 13.7%는 11kg 안팎이에요. (시험에서 나온 실제 킬로그램 수치는 아니고, % 기준으로 어림한 거예요. 사람마다 시작 체중이 다르니 그대로 받아들이진 마세요.) 평균만 놓고 보면 티르제파타이드 쪽이 분명히 더 많이 뺐어요.
핵심은 이거예요. 둘 다 두 자릿수 감량이라는 강한 약이고, 그 안에서 티르제파타이드가 '평균으로' 더 앞섰다. 진 쪽이 약한 게 아니라, 이긴 쪽이 한 발 더 나간 거예요.
위고비의 −13.7%도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에요. 식단·운동만으로 1년 넘게 13%를 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해본 사람은 다 알거든요. 몇 년 전만 해도 약으로 두 자릿수 감량은 거의 꿈 같은 얘기였어요. 그러니 "위고비가 졌다"가 아니라 "둘 다 강한데 마운자로가 더 강했다"가 정확한 독해예요.
다만 이 6.5%포인트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에요. 어떤 사람에겐 더 벌어지고, 어떤 사람에겐 거의 비슷하게 끝나기도 해요. 평균선은 집단의 무게중심일 뿐이라는 걸 계속 기억해 두면 좋아요.
체중계 말고도 본 게 있어요 — 허리둘레랑 반응자 비율
감량 %만 본 게 아니에요. SURMOUNT-5는 다른 지표도 같이 들여다봤어요.
허리둘레가 대표적이에요. 같은 체중이라도 뱃살이 빠지면 건강 위험이 더 크게 줄거든요. 결과는 티르제파타이드 −18.4cm, 세마글루타이드 −13.0cm로, 여기서도 티르제파타이드 쪽 감소폭이 더 컸어요.
그리고 '반응자 비율'이라는 게 있어요. 평균은 평균일 뿐이라, 실제로는 "10% 이상 뺀 사람이 몇 %냐, 20% 이상은 또 몇 %냐"를 보는 게 더 와닿거든요.
| 감량 목표 | 누가 더 많이 도달했나 |
|---|---|
| 체중 10% 이상 감량 | 티르제파타이드 |
| 체중 15% 이상 감량 | 티르제파타이드 |
| 체중 20% 이상 감량 | 티르제파타이드 |
| 체중 25% 이상 감량 | 티르제파타이드 |
10%, 15%, 20%, 25% — 어느 문턱을 잡아도 그 선을 넘은 사람의 비율은 티르제파타이드 쪽이 더 많았어요. 평균값 하나로 우긴 게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봐도 같은 방향이었던 거죠. 결과가 일관됐다는 점이 이 시험을 더 믿게 만들어요.
근데 '평균으로 이겼다'가 '나한테도 더 낫다'는 아니에요
여기가 오늘 글에서 제일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에요.
평균이 더 높다는 건 집단 전체를 봤을 때의 이야기예요. 그 안에는 마운자로로 8%밖에 안 빠진 사람도 있고, 위고비로 18% 빠진 사람도 분명히 있어요. 임상의 평균선은 '내 몸이 정확히 그 숫자만큼 반응한다'는 보증서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약을 고를 때 따져야 할 게 감량 %만은 아니잖아요. 현실에선 이런 것들이 다 변수예요.
- 내약성: 메스꺼움, 변비, 더부룩함은 두 약 다 흔해요. 그런데 같은 사람이라도 한 약은 잘 견디고 다른 약은 유난히 힘든 경우가 있어요. 끝까지 못 쓰는 약은 아무리 평균 수치가 높아도 나한텐 0점이고요.
- 동반질환: 당뇨가 있는지, 심혈관 위험이 어떤지에 따라 의사가 먼저 떠올리는 약이 달라질 수 있어요.
- 비용과 접근성: 한국에선 둘 다 비급여라 매달 만만치 않은 돈이 나가요. 꾸준히 감당할 수 있느냐가 결국 효과를 좌우하고요.
- 공급 상황: 한때 품절 대란이 있었던 것처럼, 그 시점에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약인지도 현실적인 변수예요.
'더 센 약'을 고르는 게임이 아니라, '내가 1년 넘게 끝까지 쓸 수 있는 약'을 고르는 게임이에요. 평균 우위는 후보를 좁혀 주는 참고 자료지, 결론을 대신 내려 주는 도장이 아니거든요.
두 약이 똑같이 나눠 가진 안전 경계
효과 얘기를 길게 했으니, 안전 얘기도 같은 무게로 해야 공평하죠. 그리고 여기서 분명히 짚을 게 있어요. 두 약은 안전 경계를 거의 똑같이 나눠 가지고 있어요. 한쪽만 위험한 게 절대 아니에요.
가장 먼저, 갑상선 관련 경고예요. 미국 FDA 라벨상 티르제파타이드 비만 브랜드(Zepbound)도, 위고비도 똑같이 갑상선 C세포종양에 대한 박스 경고를 달고 있어요. 박스 경고는 FDA 라벨에서 가장 강한 등급의 경고예요. 본인이나 가족 중에 갑상선수질암(MTC) 병력이 있거나 다발성 내분비선종증 2형(MEN 2) 진단이 있으면, 두 약 모두 절대 금기예요. 둘 중 하나를 피하면 되는 게 아니라, GLP-1 계열이 통째로 공유하는 선이에요.
췌장염도 마찬가지예요. GLP-1 계열 약을 쓰는 사람에게서 급성 췌장염이 보고된 적이 있어요.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한번 생기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증상이 아니에요. 그래서 췌장염이 의심되는 증상(보통 등으로 뻗치는 심한 복통, 멈추지 않는 구토)이 있으면 약을 일단 멈추고 바로 진료를 봐야 해요. 이 역시 어느 한 약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약 다 해당돼요.
그러니 "마운자로가 더 세니까 더 위험한 거 아냐?" 또는 반대로 "위고비가 순하니까 더 안전하지" 같은 단순 도식은 맞지 않아요. 효과의 평균은 갈렸어도, 안전 경계는 거의 나란히 공유한다고 보는 게 맞아요. 자잘한 소화기 부작용도 두 약 모두에서 흔하고요.
비용과 접근성, 한국에선 이게 진짜 현실
한국에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효과만큼이나 중요한 게 돈이에요. 여기서 갈리는 분들 많아요.
먼저 짚으면, GLP-1 비만 치료는 2026년 현재도 비급여예요. 건강보험 안 되고, 실손보험도 비만 치료엔 안 나와요. 매달 들어가는 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대략적인 범위만 보면, 용량에 따라 월 30–60만 원대 비급여인 경우가 많아요. 다만 병원마다 달라요. 정확한 금액은 다니는 곳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맞아요. 보통 처음엔 낮은 용량에서 출발해 몇 주 간격으로 단계를 올리는데, 용량이 올라갈수록 비용도 같이 붙는 구조예요. "첫 달 견적"만 보고 시작하면 나중에 당황할 수 있어요. 마운자로 쪽이 평균 효과는 더 컸지만, 그 효과를 매달 감당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고요. 1년을 끌고 가야 하는 약이라, 월 부담을 미리 길게 계산해 보는 게 현실적이에요.
짚어 둘 게 하나 더 있어요. SURMOUNT-5의 효능 근거나 위에서 말한 박스 경고는 모두 미국 FDA 기준이에요. FDA 승인과 식약처 허가는 별개거든요. 그래서 국내 사정은 따로 봐야 한다는 뜻이고요. 한국에서 '마운자로'는 당뇨 브랜드로 들어와 있고, 티르제파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허가 상태는 식약처 기준으로 별도예요. 그래서 '미국에서 비만약으로 승인됐으니 국내에서도 비만약으로 바로 처방받겠지'라고 곧장 넘겨짚으면 곤란해요. 실제 처방 가능 여부와 적응증은 다니는 병원에서 확인하세요.
처방은 보통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비만 클리닉에서 받아요. 일반적인 처방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예요. 처방전을 받으면 약국에서 받는데, 비만 주사는 아무 약국에나 다 있는 게 아니라 취급 약국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아요.
| 따져 볼 점 | 한국 현실 |
|---|---|
| 보험 | 건강보험·실손 모두 비만 치료엔 미적용(비급여) |
| 처방 진료과 |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비만 클리닉 |
| 처방 기준(일반) | BMI 30 이상, 또는 27 이상+동반질환 |
| 약 수령 | 처방전 받고 취급 약국에서 조제 |
지방에 사는 분들은 비만 클리닉이 적어서 큰 도시까지 다녀와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매주 맞는 주사다 보니, 가까운 곳에서 꾸준히 관리받을 수 있느냐도 무시 못 할 조건이에요. 효과 좋은 약을 멀어서 못 챙기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진료실에 들고 가면 좋은 질문들
그래서 결국엔 의사랑 같이 정해야 하는 일이에요. 다음 진료 때 이런 걸 물어보면 대화가 한결 수월해져요.
- 제 시작 체중이랑 동반질환을 보면, 두 약 중에 먼저 권하실 만한 게 있을까요?
- 제가 전에 위장 트러블이 잦았는데, 그 점이 약 선택에 영향이 있을까요?
- 용량을 올릴 때마다 비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대략 알 수 있을까요?
- 메스꺼움이 심하면 용량 조절로 버틸 수 있는지, 아니면 약을 바꾸는 게 나은지 궁금해요.
- 지금 쓰는 약(위고비/마운자로)에서 다른 쪽으로 바꿀 만한 이유가 제 경우엔 있나요?
특히 마지막 질문이 중요해요. SURMOUNT-5 결과만 보고 "무조건 갈아타야지" 하는 건 성급하거든요. 서두르지 마세요. 지금 약으로 잘 빠지고 부작용도 견딜 만하면, 굳이 안정된 흐름을 깰 이유가 없을 수도 있어요. 약을 바꾸면 다시 낮은 용량부터 단계를 올려야 해요. 그 과정에서 메스꺼움 같은 적응 기간을 또 한 번 거쳐야 한다는 점도 계산에 넣는 게 좋고요. 반대로 효과가 영 더디거나 부작용이 너무 힘들면, 바꾸는 게 충분히 선택지가 될 수도 있어요. 그 판단은 내 체중 곡선과 부작용 기록을 아는 의사랑 같이 내리는 게 맞아요.
새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기 전엔 지금 먹는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도 같이 확인하는 게 좋아요. 이런 건 진료실에서 5분이면 정리되는 부분이고요.
결국 기억할 한 가지
SURMOUNT-5가 준 답은 깔끔해요. 같은 시험 안에서 직접 비교했더니, 72주 평균 체중 감량은 티르제파타이드 −20.2%, 세마글루타이드 −13.7%였어요. 티르제파타이드가 유의하게 더 앞섰고요. 허리둘레도, 여러 감량 문턱 도달 비율도 같은 방향이었어요. 서로 다른 시험을 나란히 놓는 대신 같은 시험에서 직접 비교했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오랫동안 막연했던 "마운자로가 더 빠지냐"는 질문에, 평균 수준에선 "그렇다"는 근거가 생긴 거예요.
동시에 이 결과가 말하지 않는 것도 분명해요. 위고비도 13.7%라는 강한 약이라는 점이 첫째예요. 평균 우위가 내 몸의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는 점이 둘째고요. 마지막으로 갑상선·췌장 같은 안전 경계는 두 약이 거의 똑같이 나눠 가진다는 점이에요. 한쪽이 이겼다고 다른 쪽이 위험해지는 것도,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죠.
한 가지 더 있어요. 이 계열 약은 끊으면 식욕이 다시 돌아오는 경향이 있어서, 약을 중단하면 그동안 빠졌던 체중이 일부 다시 늘 수 있다는 점이에요. 흔히 말하는 요요죠. 그래서 효과만큼이나 '언제까지, 어떻게 끊을지'도 시작할 때부터 담당 의사랑 같이 그려 두는 게 길게 봤을 때 도움이 돼요.
그러니 오늘 챙겨 갈 한 가지는 이거예요. '더 센 약'을 쫓는 게 아니라, 내 몸·내 지갑·내 생활에 '맞는 약'을 의사랑 같이 고르는 거. 평균 그래프에서 앞선 약이, 내 1년에서도 앞선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이 글은 공개된 임상시험과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풀어 본 정보예요. 실제 처방과 복용, 약을 바꾸는 결정은 꼭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정하세요.
출처
이 글의 사실 주장은 아래 1차 출처에 대조해 검증했습니다.
- PubMed (NIH)pubmed.ncbi.nlm.nih.gov/403535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