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를 한참 맞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스쳐요. "2.4mg이 지금 최고 용량이라는데, 이거보다 센 게 나오면 더 빠지려나."
그 궁금증에 정면으로 답한 시험이 나왔어요. 같은 세마글루타이드를 용량만 더 올린 7.2mg, 지금 승인된 최고 용량 2.4mg, 그리고 위약. 이 셋을 한 시험 안에서 나란히 비교한 거예요. 이름은 STEP UP, PubMed에 공개된 3b상 결과죠.
먼저 답부터 말하면, 7.2mg이 더 빠지긴 했어요. 그런데 "용량을 세 배 올렸으니 그만큼 더 빠지겠지" 하는 기대와는 결이 좀 달라요. 좋은 쪽도 아쉬운 쪽도 빼지 않고, 같은 저울에 올려 볼게요.
STEP UP은 뭘 어떻게 본 시험인가
숫자를 보기 전에 설계부터예요. 누구를, 얼마나,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같은 수치도 무게가 달라지거든요.
STEP UP은 72주짜리 3b상 임상이에요. 당뇨가 없는 비만 성인, 그러니까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했어요. 참가자는 다 합쳐 1407명.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세마글루타이드 7.2mg에 1005명, 승인 용량인 2.4mg에 201명, 위약에 201명을 배정했죠.
| 항목 | STEP UP |
|---|---|
| 임상 단계 | 3b상, 이중맹검 |
| 기간 | 72주 |
| 대상 | 당뇨 없는 비만 성인 (BMI 30 이상) |
| 전체 참가자 | 1407명 |
| 비교군 | 7.2mg · 2.4mg · 위약 |
"당뇨가 없는"이라는 조건이 은근히 핵심이에요. 당뇨가 있으면 체중이 빠지는 양상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순수하게 비만 치료 효과만 보려고 그 변수를 미리 떼어 낸 거죠. 그래서 STEP UP의 숫자는 "당뇨 없는 비만에서 용량을 더 올리면 얼마나 더 빠지나"에 대한 답으로 읽으면 돼요.
세 그룹을 한 시험에 같이 둔 것도 의미가 커요. 위약군은 약 없이 생활 관리만 했을 때 자연히 빠지는 정도, 즉 기준선이에요. 2.4mg군은 지금 우리가 실제로 쓰는 용량이고요. 7.2mg이 이 둘 사이 어디쯤 서는지를 한 화면에서 보게 짠 거예요.
이중맹검이라는 점도 그냥 지나칠 게 아니에요. 참가자도 의료진도 누가 어떤 용량을 맞는지 모른 채 진행했다는 뜻이거든요. "센 용량 맞았으니 더 빠지겠지" 하는 기대 심리나, 보는 사람의 선입견이 결과를 흔드는 걸 막는 장치죠. 용량을 올리면 효과가 더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기 쉬운데, 그 느낌과 실제 숫자를 갈라 보려면 이런 설계가 필요해요.
7.2mg 쪽 인원이 다섯 배쯤 많은 데도 이유가 있어요. 이 시험의 주인공이 고용량이라, 그쪽 데이터를 더 두텁게 쌓으려 한 거예요. 그래도 2.4mg과 위약 각 201명이면 비교 기준선으로는 충분한 규모고요.
72주 뒤, 저울 위의 숫자
자, 본론이에요. 72주가 지난 뒤 몸무게가 얼마나 줄었을까요.
7.2mg을 맞은 쪽은 평균 18.7% 빠졌어요. 승인 용량인 2.4mg은 15.6%, 위약은 **3.9%**였고요. 세 줄을 나란히 놓으면 이래요.
| 그룹 | 평균 체중 변화 |
|---|---|
| 세마글루타이드 7.2mg | −18.7% |
| 세마글루타이드 2.4mg | −15.6% |
| 위약 | −3.9% |
7.2mg이 제일 많이 빠진 건 분명해요. 통계적으로도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차이였고요. 위약과 견주면 14.8%포인트나 더 빠졌으니, 약 자체의 몫은 의심할 게 없어요.
72주 동안 7.2mg이 평균 18.7% 빠졌어요. 위약 3.9%, 승인 용량 2.4mg이 15.6%였으니, 더 센 용량이 더 뺀 건 데이터로 분명합니다.
체감으로 잠깐 옮겨 볼게요. 시작 체중이 90kg인 사람이라면 18.7%는 약 17kg, 15.6%는 약 14kg쯤이에요. 다만 이건 퍼센트를 일반 산수로 환산한 예시일 뿐, STEP UP이 kg으로 보고한 숫자는 아니에요. 평균값이라 사람마다 더 빠지기도, 덜 빠지기도 하고요. 시작 체중도, 식습관도, 운동도, 유전도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얼마나 더 빠진 건데 — 3.1%포인트의 무게
여기가 이 시험에서 제일 곱씹어 볼 대목이에요. 7.2mg이 2.4mg보다 빠진 건 맞아요. 그런데 얼마나 더 빠졌을까요.
차이는 3.1%포인트였어요. 18.7%와 15.6%, 그 사이의 거리죠. 이것도 통계적으로 분명한 차이였어요(P 값이 0.0001 미만).
3.1%포인트. 무시할 수치는 아니에요. 하지만 같이 놓고 봐야 할 게 있어요. 용량은 2.4mg에서 7.2mg으로, 세 배 올라갔거든요. 세 배를 더 넣어서 얻은 추가 감량이 3.1%포인트라는 뜻이에요.
이걸 수확체감이라고 불러요. 컵에 물을 따를 때 처음엔 쭉쭉 차오르지만, 가장자리에 가까워질수록 같은 양을 부어도 수위가 조금씩만 올라가잖아요. 약도 비슷해요. 용량을 올리면 효과가 더 나오긴 하는데, 올린 만큼 비례해서 더 나오지는 않거든요.
왜 그럴까요. 식욕을 누르는 경로에는 끝이 있어요. 어느 지점까지는 용량을 올릴수록 신호가 강해지지만, 그 경로가 거의 다 눌린 뒤에는 더 넣어도 돌아오는 게 줄어들어요. 2.4mg이 이미 그 경로를 상당히 누르고 있던 터라, 7.2mg으로 더 밀어붙여 봐야 남은 여지가 3.1%포인트만큼이었다고 읽으면 돼요.
| 비교 | 7.2mg vs 2.4mg | 7.2mg vs 위약 |
|---|---|---|
| 추가 감량 | 3.1%포인트 | 14.8%포인트 |
| 통계적 유의성 | P < 0.0001 | P < 0.0001 |
위약과 견준 14.8%포인트, 2.4mg과 견준 3.1%포인트. 같은 약인데 숫자가 이렇게 갈려요. 약을 안 쓰던 사람에겐 큰 차이를 만들지만, 이미 2.4mg을 잘 쓰던 사람이 용량을 더 올렸을 때 추가로 얻는 건 그보다 훨씬 작다는 거죠.
잘 빠지는 만큼 따라오는 위장관 증상
좋은 숫자만 보면 안 돼요. 부작용 쪽도 같은 저울에 올려야죠. 그리고 이 시험에선 그게 특히 도드라져요.
위장관 이상반응이 나타난 비율을 보면 7.2mg군이 70.8%, 2.4mg군이 61.2%, 위약군이 **42.8%**였어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같은 증상이에요.
| 그룹 | 위장관 이상반응 |
|---|---|
| 세마글루타이드 7.2mg | 70.8% |
| 세마글루타이드 2.4mg | 61.2% |
| 위약 | 42.8% |
용량을 올리니 증상도 같이 올라갔죠. 7.2mg과 2.4mg 사이가 9.6%포인트 차이예요. 추가 감량이 3.1%포인트였던 걸 떠올리면, 한쪽 칸엔 3.1%포인트의 효과가, 다른 칸엔 9.6%포인트만큼 늘어난 위장 증상이 적혀 있는 셈이에요. 무엇을 얻고 무엇을 더 견뎌야 하는지가 이 두 숫자에 다 담겨 있어요.
식욕을 누르는 약이니 위장이 더 반응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대가예요. 효과가 큰 데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곧 위장 쪽으로도 드러나는 거죠. GLP-1을 써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그림이고요.
위고비를 써 본 사람들은 메스꺼움 다루는 자기만의 요령을 하나씩 갖고 있어요. 용량을 천천히 올리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한 번에 많이 안 먹는 식이죠. 다만 용량이 높아지면 그 초반 적응 구간이 더 길거나 버겁게 느껴질 수 있어요. "센 약이니 무조건 좋다"가 아니라, "센 만큼 견딜 만한지가 사람마다 갈린다"가 더 정확한 말이에요.
그런데 7.2mg, 아직 살 수 있는 약이 아니에요
여기가 꼭 짚어야 할 대목이에요. 숫자가 좋아 보여도, 7.2mg은 2026년 현재 어디에서도 승인된 용량이 아니에요.
지금 세마글루타이드 비만 치료로 정식 승인된 최고 용량은 2.4mg, 우리가 위고비라고 부르는 그 용량이에요. 7.2mg은 같은 분자를 더 높은 용량으로 시험한 연구 단계의 용량이고요. STEP UP은 그 7.2mg이 효과와 안전성에서 어떤지를 본 시험이지, "이제 7.2mg을 쓰면 된다"는 허가가 난 게 아니에요.
그러니 지금 이 용량을 손에 넣을 방법은 없어요. 한국은 GLP-1 해외직구가 막혀 있고, 미승인 용량은 정식 처방 자체가 안 나와요. 혹시 어디서 "센 용량 구해 준다"는 곳이 있다면, 정상 경로가 아니라 위험 신호로 보는 게 맞아요.
위고비 2.4mg은 사정이 다르죠. 2024년 한국에 정식 출시돼서 비만 클리닉이나 가정의학과·내분비내과에서 처방받을 수 있어요. 보통 0.25mg에서 시작해 0.5mg, 1.0mg, 1.7mg을 거쳐 2.4mg까지 4주 간격으로 천천히 올리고요. 다만 건강보험도 실손도 안 되는 전액 본인 부담이에요. 용량에 따라 대략 월 30–60만원대를 잡는데, 이건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라 정확한 비용은 진료 때 확인해야 해요. 7.2mg은 아직 그 진료 경로 자체가 열리지 않은 단계라, 식약처 허가가 먼저 나야 처방을 논할 수 있고요. FDA 승인이 곧 한국 승인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아요.
안전 경계는 용량이 바뀌어도 그대로예요
용량을 올린다고 안전 경계가 달라지는 건 아니에요.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에 붙는 경고는 7.2mg에도 그대로 따라와요. 두 가지는 미리 알아 둘 만해요.
갑상선 C세포종양.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에는 이 부분에 박스 경고가 붙어 있어요. 미국 FDA 라벨 기준이에요. 본인이나 가족 중에 수질성 갑상선암(MTC)이나 다발성 내분비선종증 2형(MEN 2)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절대 금기예요. 효과를 따지기 전에 처방 자체가 막히는 안전선이라, GLP-1 계열은 처음 처방할 때 가족력을 꼭 묻거든요.
급성 췌장염. GLP-1 계열에서 드물게 보고돼 온 부작용이에요. 세마글루타이드도 예외가 아니라서, 췌장염이 의심되면 약을 멈추는 게 원칙이죠. 윗배가 등 쪽으로 뻗치게 아프거나 토가 멈추지 않으면 그냥 넘기지 말아야 해요.
이 두 가지는 용량을 올린다고 새로 생기는 위험이 아니라, 세마글루타이드를 쓰는 한 늘 따라붙는 경계선이에요. 7.2mg이 언젠가 처방되더라도 이 선은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고요.
그럼 누구에게 더 높은 용량이 도움이 될까
수확체감이라는 말이 "고용량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사람에 따라 3.1%포인트가 작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2.4mg에서 효과가 정체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처음엔 쑥쑥 빠지다가 어느 지점부터 저울이 멈춘 경우요. 이런 사람에겐 같은 용량을 계속 쓰는 것보다 한 단계 더 올리는 게 추가 여지를 줄 수 있어요. 비만은 만성질환이라, 작은 추가 감량이 대사 지표나 동반질환 관리에서 의미를 가질 때도 있고요.
반대도 분명해요. 2.4mg에서 이미 만족스럽게 빠지고 있거나, 그 용량에서도 메스꺼움이 버거운 사람이라면, 굳이 높은 용량으로 위장 부담을 키울 이유가 약하죠. 추가로 얻는 3.1%포인트보다 9.6%포인트 늘어난 증상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무조건 제일 센 용량으로"는 답이 아니에요. 약 시작을 고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어차피 할 거면 제일 센 걸로 시작할까" 싶을 수 있지만, GLP-1은 원래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몸이 적응하는 걸 보며 천천히 올리는 약이에요. 처음부터 높이 가는 게 더 빠른 길은 아니거든요.
핵심은 '센 약'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용량'이에요. 효과가 정체됐는지, 부작용을 얼마나 견디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져요.
위고비를 쓰는 중인데, 이 소식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죠. "센 용량 데이터가 나왔다는데, 지금 내 2.4mg은 어쩌지."
여기엔 정답이 없어요. 다만 무게를 재는 데 도움 될 점 몇 가지만 짚을게요.
첫째, 지금 쓰는 2.4mg은 충분히 검증된 용량이에요. STEP UP에서도 2.4mg은 위약을 크게 앞선 15.6%를 냈어요. 7.2mg이 더 강한 숫자를 냈다고 2.4mg이 약해지는 건 아니죠. 지금 손에 쥔 카드 중에선 여전히 든든한 선택지예요.
둘째, 7.2mg은 아직 처방받을 수 없어요. 데이터가 좋아도 승인 전이라 당장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나오지도 않은 용량을 기다리느라 지금 관리를 미루는 게 늘 이득은 아니고요.
셋째, 여기에 하나 더. GLP-1은 끊으면 빠졌던 체중의 일부가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요요가 흔해요. 그러니 "더 센 용량이냐"보다 "지금 용량을 어떻게 꾸준히 이어 갈 거냐"가 사실 더 중요한 질문일 때가 많아요.
결국 이건 나만의 상황으로 정할 문제예요. 효과가 정체됐는지, 위장 증상을 얼마나 견디는지, 비용은 어떤지에 따라 답이 갈려요. 그러니 인터넷에서 답을 찾기보다, 다음 진료 때 선생님과 같이 따져 보는 게 제일 빨라요.
결국 손에 남는 건
STEP UP은 세마글루타이드 고용량 7.2mg을 승인 용량 2.4mg, 위약과 한 시험에서 직접 비교한 3b상이에요. 72주 만에 7.2mg이 평균 18.7% 빠져서 2.4mg(15.6%)과 위약(3.9%)을 모두 앞섰죠. 더 센 용량이 더 뺀 건 데이터로 분명해요.
동시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요. 2.4mg보다 더 빠진 폭은 3.1%포인트에 그쳤고(용량은 세 배), 위장관 증상은 70.8%로 더 흔했으며, 무엇보다 7.2mg은 어디에서도 승인 전이에요. 안전 경계도 세마글루타이드에서 그대로 따라오고요.
그러니 지금 자리는 이래요. 더 높은 용량이 더 뺀 건 맞지만, '무조건 센 게 답'은 아니에요. 내 반응과 내약성에 맞는 용량을 찾는 게 먼저고, 그건 데이터만으로 정해지지 않아요. 다음 진료 때 선생님과 같이 따져 볼 문제죠. "저는 용량을 올리는 게 나을까요" 한마디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돼요.
이 글은 공개된 임상시험과 학술 논문을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예요. 실제 처방과 용량 조정은 본인 상태를 아는 의사와 꼭 상의하세요.
출처
이 글의 사실 주장은 아래 1차 출처에 대조해 검증했습니다.
- PubMed (NIH)pubmed.ncbi.nlm.nih.gov/40961952



